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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2/01/3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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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 석학 "세종의 업적, 세계 언어史에 대단히 중요" 극찬


출처: 조선일보 2012년 1월 31일 인터넷판
URL: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1/31/2012013100216.html

[오늘의 세상] 언어학 석학 "세종의 업적, 세계 언어史에 대단히 중요" 극찬
전병근 기자
이메일bkjeon@chosun.com
입력 : 2012.01.31 03:05 | 수정 : 2012.01.31 08:43
 
'인류 50대 언어 사상가'로 재조명 - 중세 이후 아시아에선 유일 "한글의 수학적 일관성과 디자인, 그전까지의 유럽 중심 체계 흔들어"


언어학 석학들 극찬 - "세종의 업적과 사상 매혹적… 언어 발달史에서 대단히 중요"
세종·한글 관련 서적도 줄이어 - 日학자의 '한글 : 문자라는 기적' 아시아태평양 저술 대상 받아… 美서적도 "세계 최고의 문자체계"


 
운보 김기창 화백이 그린 '세종대왕'. 세계 언어학계가 '언어사상가 세종대왕'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드라마·K팝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의 동심원이 커지면서, 한국 문화 독창성의 근간인 한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세종대왕은) 지적(知的)으로 재능 있는 실천적인 왕이었다. 문화, 과학, 기술적인 발전을 장려했다. 최고 업적은 한국의 알파벳 창제였다. 한글(Hangeul)은 세계 표기 체계 중에서도 경이(marvel)다. 공인된 우아함과 수학적인 일관성을 가진 표기법, 절묘한 언어 디자인(…) 그전까지 언어학계가 고수했던 표기 체계의 유럽 중심적 전제까지 전복했다. 그럼으로써 언어 연구에 공헌했다."
 
학문별로 '50대 주요 사상가' 시리즈를 출간해온 세계적인 인문사회과학 전문 출판사인 영국 루트리지(Routledge)는 작년 7월 '언어와 언어학의 50대 주요 사상가(Fifty Key Thinkers on Language and Linguistics)' 편을 내면서 '세종대왕'을 목록에 올렸다. 책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비트겐슈타인, 소쉬르, 촘스키까지 고대부터 현대까지 내로라하는 언어 사상가들이 등재됐다. 시기별로는 기원전 인물 4명을 필두로 중세 4명, 14~15세기 2명, 17~18세기 7명, 19세기 14명, 20세기 21명이다. 대부분이 서구인이다. 비서구권 인물로는 BC 4~5세기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 문법가인 파니니와 8세기 아랍어 문법책을 쓴 페르시아의 시바와이히, 그리고 세종대왕 단 세 명이다.
 
집필은 북미 언어학사학회장을 지낸 마거릿 토머스 보스턴칼리지 교수가 맡았다. 토머스 교수는 "(같은 중국 한자권에 있던) 일본이 한자를 응용해 48자로 된 독자 음절문자 체계를 개발했음에도 여전히 자국에 맞지 않는 중국 모델에 묶여 있었던 반면, 세종은 다른 길을 택했다"면서 "한글은 중국어·일본어의 표기 전통보다 언어심리학적 현실을 훨씬 더 풍부하게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이 책은 지난달 25일 세계 언어학계 온라인 커뮤니티인 '링귀스트 리스트(Linguist List)'에 서평이 소개되면서 학자들 사이에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이 사이트는 전 세계 언어학자들이 학문 정보를 얻고 교환하는 지식 마당이다. 서평을 올린 콜로라도메사대학의 줄리 브러치 교수는 "세종의 사상과 업적은 그 자체로 매혹적일 뿐 아니라, 세계 언어 사상 발달사(史)에서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썼다.
 
이정민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한글은 지금껏 일부 연구자 사이에서 높이 평가받아 왔다"면서 "이번에는 창제자인 세종대왕을 언어학사에서 중요한 인물로 다뤘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동안 서구 학자들은 세계 주요 문자를 알파벳 대(對) 비알파벳으로 양분해 자기네 알파벳이 비알파벳(상형/표의문자)보다 낫다는 생각만 해 왔는데, 한글은 단순한 자·모음 결합에 그치지 않고 더 세분된 음운 특질까지 반영한 차원 높은 알파벳이라는 데 주목하게 됐다는 것.
 
해외 학자들의 연구도 깊어지고 있다. 작년 3월 케임브리지대 출판부는 '한국어의 역사(History of Korean Language)'를 내고 한글을 언어학 차원에서 새롭게 조명했다. 일본 언어학자도 가세했다. 노마 히데키는 최근 출간한 '한글의 탄생: 문자라는 기적'에서 한글이 '앎의 혁명을 낳은 문자'라 극찬했다. 그는 "'훈민정음'이 민족주의적인 맥락에서 칭송받는 일은 적지 않으나, 그보다 훨씬 더 보편적인 맥락 안에서 '지(知)' 성립의 근원을 비추고 있다"고 썼다. 이 책은 2010년 마이니치신문-아시아조사회가 주는 저술상인 아시아태평양상 대상을 받았다. 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이면서 언어학에도 일가견이 있는 저술가 제레드 다이아몬드 UCLA 교수 역시 저서 '총, 균, 쇠(Guns, Germs and Steel)'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글이 "세계 언어학자들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게 고안된 문자 체계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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